2017년에 아이유의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이 발매됐었는데요. 아이유의 감성과 가사도 좋아하지만 특히 취향은 아이유가 직접 쓰는 앨범 소개글입니다. '꽃갈피'는 책갈피처럼 끼워진 네 잎클로버나 꽃잎을 말하는데요. 이 리메이크 음반은 아이유가 평소 아껴왔던, 이전 세대에서 발견한 '꽃갈피' 같은 노래들이 실린 앨범입니다.
저도 저만의 '꽃갈피'가 있는데요. 바로 가사 '꽃갈피'입니다. 굉장히 주관적이고 몇 장 없어 소박하지만 오늘도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이유도 <꽃갈피 둘>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사로 소개했던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입니다.
"꽃갈피 둘"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입니다. 이상은 선배님의 간결하고도 따뜻한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이 곡은 '그냥 나'로서, 그러다가 '어른'으로서, 또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서, 자유롭게 오가며 이야기하는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라는 가사에 많이 공감하고 위로받았습니다.
'비밀의 화원 (The Secret Garden)'은 2003년 10월 발매한 11집 앨범 <신비체험>의 타이틀 곡입니다. 다음은 '비밀의 화원'에 관한 인터뷰 내용의 일부입니다. 2018년 한국일보에서 당시 이상은님의 데뷔 30주년 기념으로 한 인터뷰였습니다.
이상은씨 음악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치유예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실제 제 음악을 듣고 마음의 상처가 나았다는 사람을 많이 봤어요. ‘간증’이죠. (웃음) ‘담다디’ 때부터 있었어요. 미국에서 살다가 네 살 때 한국으로 왔는데, 문화가 달라서 그런지 자폐증에 걸린 아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TV에서 제가 ‘담다디’를 부르는 걸 보고 나았다는 거예요. 아이 어머니가 선물을 싸 들고 고맙다면서 찾아온 적이 있죠. 지금은 커서 결혼도 했겠네요. 라디오 방송 진행할 때는 작가가 친해진 뒤에 그러더라고요. 유산으로 심각한 우울증이 왔는데 그때 ‘비밀의 화원’(2003년)을 들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사람들이 왜 내 음악에 치유받을까’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픔이나 상처를 겪어본 사람이 남도 치유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솔직한 내 얘기를 하니까 듣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거겠죠. 아까 말한 ‘비밀의 화원’도 우울증을 겪던 후배를 응원하려고 만든 곡이거든요.”
이상은 - 비밀의 화원 노래
https://youtu.be/hz6N5T9RCgQ?si=TpThcqcBxEFAUdp0
이상은 - '비밀의 화원' 가사
이상은 - 비밀의 화원
작곡 - 이상은
작사 - 이상은
<Verse1>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새들은 걱정 없이
아름다운 태양 속으로
음표가 되어 나네
향기 나는 연필로 쓴
일기처럼
숨겨두었던 마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
비가 와도 젖지 않아
<Pre Chorus>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Chorus>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랄랄랄랄
<Verse2>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뒷뜰에 핀 꽃들처럼
<Pre Chorus>
점심을 함께 먹어야지
새로 연 그 가게에서
새 샴푸를 사러 가야지
아침 하늘빛의
민트 향이면 어떨까
<Chorus>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Bridge>
월요일도 화요일도
봄에도 겨울에도
해가 질 무렵에도
비둘기를 안은
아이같이
행복해줘 나를 위해서
<Chorus>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Outro>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랄랄 우
랄랄랄랄랄
랄랄랄랄랄랄랄랄랄 우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Verse1>은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새들은 걱정 없이/아름다운 태양 속으로/음표가 되어 나네' 이 구절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기분이었습니다. 음표가 되었다는 표현이 참 귀엽고 감각적이다라고 생각하며 저 새처럼 아무런 걱정 없이 바람과 태양을 느끼며 가볍고 산뜻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우울증을 겪던 후배를 위해 만든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응원과 위로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나에게 들려 주고 싶은 노래이기도 하네요.
'어제의 일들은 잊어/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뒷뜰에 핀 꽃들처럼'
'비둘기를 안은/ 아이같이/ 행복해줘 나를 위해서'
<Pre Chorus> '점심을 함께 먹어야지/ 새로 연 그 가게에서' '새 샴푸를 사러 가야지/아침 하늘빛의/ 민트 향이면 어떨까' 부분도 좋습니다. 삶의 기운이 느껴져서요.
<Chorus>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응원의 메세지같으면서도 그 응원에 답장하는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그 후배분은 이 응원가(?)를 듣고 치유받았을 것 같아요. 새로 생긴 가게에서 점심을 함께먹고, 민트향 샴푸로 머리를 감고, 뒷뜰에 핀 꽃처럼 힘을 내고 행복해져서 잘 극복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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