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습 수막알균 감염증의 역학과 임상증상 그리고 치료
1. 침습 수막알균 감염증의 역학
수막알균 감염증은 연중 발생할 수 있지만 온대기후 지역에서는 늦은 겨울 및 초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인플루엔자 유행 시작 2-3주 후 수막알균 감염증 발생의 보고가 증가하기도 한다. 비말 등의 호흡기 분비물 또는 직접접촉을 통해서 사람간에 전파가 된다.
수막알균 감염증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지만, 질병 부담 및 유행양상은 국가별로 많은 차이가 있으며 혈청군에 따라 다양한 유행양상을 보인다. A군은 과거 범유행을 일으켰던 혈청군이고 현재 아프리카에 흔하다. B군과 C군은 여러 국가에서 흔하게 분리되며,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에는 B군이 80%에 달한다. W군은 메카 성지순례자들에서 유래하여 2000-2001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였다. Y군은 미국, 일본,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흔다. X군은 사하라 사막 이남 이젹의 meningitis belt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적인 수막알균 감염증의 정확한 질병 부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가장 높은 질병 부담을 보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서쪽의 세네갈로부터 동쪽의 에티오피아에 이르는 26개 국가를 포함하는 meningitis belt의 경우 매년 약 30,000례의 수막알균 감염증이 발생하고 있다.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의 건기 동안에는 먼지 섞인 바람, 야간 기온 저하 및 상기도 감염증 등의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서 비인두 점막의 손상과 함께 수막알균 감염증의 위험이 높아지나, 우기(일반적으로 6-7월)가 시작되면 바로 종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Meningitis belt 지역에서는 전체 수막알균 감염증의 90%가 혈청군 A에 의해 발생하며, 아프리카 지역에서 A군 감염증의 유행 시 치사율은 10-15% 정도이다. 2010년 12월 이후 아프리카 지역에 1-29세 연군을 대상으로 A군 수막알균 단백결합백신(MenAfriVac; MenA-TT)의 대규모 접종 도입 이후로 meningitis belt 지역에서 A군 수막알균에 의한 유행은 감소하고 있으며, 이외의 혈청군인 W, X, C에 의한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유행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유럽에서 수막알균 감염증은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혈청군 B와 C가 주요 원인이다. 1990년대 이후로 A군 감염증은 유럽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으며 동유럽, 러시아 및 개발도상국에서만 일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8년 수막알균 감염증 발생률은 10만 명당 0.1로, 혈청군 B와 C가 주된 혀청군으로서 각각 25-40%를 차지하였다. 2010-2019년 미국의 수막알균 감염증에 대한 역학 분석에서 5세 미만 소아의 경우 혈청군 B가 전체 수막알균 감염증의 60%를 차지하였으며, 11세 이상의 연령군에서는 C, Y, W 혈청군이 2/3를 차지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도에 연간 약 20명의 수막알균 수막염이 보고되었으나, 1970년대에는 연간 5명 미만, 1980년도 이후에는 연간 5-15명이 보고되고 있다. 1988년에 소규모 유행이 있어 42명의 수막알균 수막염이 보고 되었으며, 이후 2002년과 2003년에 각각 27명과 38명이 보고되었다. 2002년과 2003년에 분리된 균주의 일부가 Y군으로 확인되어 당시 Y군에 의한 소규모 유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38명을 정점으로 감소하여 2004년 이후에는 연간 10명 내외로 발생하였다. 2011년 이후로는 연간 4-7명의 발생이 있었으나 2017년 17건, 2018년 14건, 2019년 16건, 2020년 5건이 신고되었다. 2016-2020년 수막알균 감염증 환자의 혈청형 분석(35건) 결과, B군이 77.1%, E군이 22.9%를 차지하였다. 2017년에 확인된 B군 환자 6명은 0세와 21세가 각 1명씩, 이외 4명은 50세 이상이었다.
2. 침습 수막알균 감염증의 임상증상
잠복기는3-4일(범위, 2-10일)이다. 잠재 균혈증부터 패혈증(septicemia), 쇼크,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수막알균에 의한 침습 질환의 가장 흔한 양상은 수막염이며, 수막염을 동반하지 않는 균혈증은 전체 침습감염의 5-20%를 차지하고, 발열, 오한, 권태감, 쇠약과 발진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
발진은 처음에는 반점, 반점구진, 점상 출혈 또는 자색반(purpura) 등의 형태로 발현할 수 있는데, 반점구진 및 점상 출혈은 여러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발진과 감별이 안되며, 자색반은 폐렴알균 등 다른 세균에 의한 심한 패혈증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전격적인 경과를 밟는 경우에는 항생제치료를 하더라도 자색반, 사지 허혈, 응고장애, 폐부종, 쇼크, 혼수 등이 급속히 진행되어 발병 후 수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수막알균에 의한 패혈증 환자에서 부신출혈이 생기고 쇼크에 빠지는 것을 워터하우스-프리데릭센증후군(Waterhouse-Friderichsen syndrome)이라고 한다.
심각한 수막알균혈증은 치사율이 40%까지 높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수막알균 감염증의 경과는 좀 더 경미하다. 모든 나이에서 수막알균 감염증의 사망률은 10-15% 수준으로, 청소년기에서 사망률이 높으며, 특히 65세 이상에서 가장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데 1/4정도이다. 수막알균 감염증 후 생존한 환자의 10-20%에서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3. 침습 수막알균 감염증의 치료
침습 수막알균 감염증의 높은 중증도 및 치사율의 위험을 고려하여, 수막알균 감염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즉각적으로 세포탁심(cefotaxime) 또는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등의 광범위 세팔로스포린이 포함된 경험적 항생제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후 미생물학적인 진단이 확정되면, 최종적인 항생제로서 페니실(penicillin G), 앰피실린(ampicillin) 또는 세포탁심 및 세프트리악손 등의 광범위 세팔로스포린 중에서 선택하여 치료한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β-lactamase를 생성하는 Y혈청군 증례들이 보고됨에 따라 페니실린 또는 앰피실린을 선택할 경우는 반드시 해당 항생제에 대한 감수성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세프트리악손은 1회 투여만으로도 비인두 내 보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세프트리악손 또는 세포탁심 외에 다른 항생제로 치료를 받은 수막알균 감염증 환자의 경우는 비인 두 내 보균 제거를 위해서 퇴원하기 전 리팜핀(rifampin, 2일간 총 1회 투여) 또는 세프트리악손(총 1회 투여)를 추가적으로 투여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전신 수막알균 감염증은 5-7일간의 항생제 치료로 충분한다. 적절한 항생제치료를 시작한 후 24시간 이내에는 표준주의와 함께 비말주의를 준수하며, 이후로는 감염력이 없다고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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