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의 레지오넬라감염 예방과 관리
레지오넬라는 자연이나 인공 수계 환경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으로 급수시스템에서 완전한 제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레지오넬라감염 예방의 목표는 수계 환경에서 레지오넬라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적절하게 통제함으로써 레지오넬라 집락 형성을 최소화하여 의료기관과 같은 고위험 장소에서 레지오넬라증 발생이나 지역사회의 유행을 예방하는 것이다. 1990년대 레지오넬라증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보건기구는 2007년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한 물 관리 계획(water safety plan)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은 의료기관을 포함한 급수 시설이 있는 건물에서 레지오넬라 위허믈 사전에 인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조치와 모니터를 시행함으로써 레지오넬라증 발생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 방식의 조치이다. 안전한 물 관리 계획은 이후 Legionella를 포함한 다양한 수인성 감염병을 관리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 지침(Water safety in buildings, 2011)으로 확대되었다. 미국, 영국 및 유럽질병통제센터 또한 세계보건기구의 물 관리 계획과 유사한 레지오넬라 예방 및 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레지오넬라감염을 일으키는 농도 즉, 용량-반응 관계(dose-respose relation)는 알려져 있지 않다. 냉각탑과 관련한 레지오넬라증 유행은 일반적으로 냉각수에서 레지오넬라 농도가 최소 10⁵ CFU/L 이상 배양되는 경우이지만 그 이하로 관찰되는 수계 시설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수계 시설내 레지오넬라는 기계적 이상에 의해 갑자기 증식 환경이 변할 수 있으며 균종에 따른 병독성의 차이, 노출자의 면역 수준에 따른 질병 발생의 차이를 고려한다면 레지오넬라 농도의 허용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안전한 물 관리 계획을 세울 때는 공중 보건 및 건강 결과에 따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물 관리 계획을 세운다.
위험 관리 방식의 물 안전 계획은 시스템 평가. 모니터링 그리고 관리 및 의사소통 3단계로 구분된다.
1. 의료기관의 레지오넬라 감염예방 계획 - 시스템 평가
안전한 물 관리를 위해서는 먼저 물 관리를 담당할 팀을 구성해야 한다. 팀원에는 물 관리와 건물 물 공급시스템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함께 물 관리프로그램 시행할 담당자, 건물 관리자 및 소유자, 감염관리 전문가, 위험 관리 전문가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팀 구성 이후에는 건물의 급수시스템에 대해 팀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략한 급수 및 배수 흐름도를 작성해야 한다. 물 흐름도에는 물을 공급 받는 것부터 냉수 사용 장소 및 시설, 온수 전환 장치, 온수 사용 장소 및 시설, 폐수를 버리는 과정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냉온수가 사용되는 싱크, 제빙기, 주방, 분수대, 욕조, 물탱크 등이 물 흐름도에 표현되어야 한다. 흐름도에 급수 시설 및 장소가 표시되면 각 시설별로 온도, 유속, 소독제 사용 여부에 따른 레지오넬라 증식과 전파 위험도를 평가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시술 장소, 골수이식병동이나 중환자실과 같이 면역저하환자가 있는 공간의 냉온수에 대해서는 별도의 고려가 필요하다. 인공호흡기나 흡입 분무기(nebulizer)에 직접 사용하거나 세척에 사용하는 물에서도 레지오넬라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분만이나 재활치료에 사용하는 대형 욕조 또한 레지오넬라가 집락되기 쉬운 장소이다.
2. 의료기관의 레지오넬라 감염예방 계획 - 모니터링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먼저 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조절 수단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조절 수단은 수온 관리, 균막 형성이나 미생물이 이용 할 수 있는 유기물과 같은 영양물질 제한하기 위한 화학적 첨가제 사용, 균막을 형성하거나 유속의 저류를 차단하기 위한 시설 개선 등이 있다. 이중 수온 조절은 레지오넬라를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레지오넬라 증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25℃에서 45℃사이의 수온은 피해야 하며 냉수는 20℃이하, 온수는 50℃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그러나 화상 등의 위험이나 시설의 특성으로 인해 적절한 수온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식병동이나 중환자실과 같은 고위험 지역에서 사용하는 냉온수는 레지오넬라균이 없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기준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 필터를 수도꼭지와 같은 배출구 말단에 사용해야 한다. 또한 고위험 장소에서 가열 처리된 물이나 필터로 여과된 물을 이용하여 얼음을 만들어야 한다. 호흡기 장치와 같은 고위험기구뿐만 아니라 가습기, 분무기와 같은 장치도 기구에 사용되는 물뿐만 아니라 세척 시에도 멸균수를 사용해야 한다.
조절 수단에 대한 모니터링은 적용이 쉽고 신속하게 시행될 수 있는 검사에 기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실패를 가능한 빨리 확인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장치를 자동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냉각탑수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호기성 종속 영양세균(aerobic heterotrophic count)에 대한 미생물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교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호기성 종속 영양세균수가 1만(CFU/mL) 이하라면 허용 범위 이내로 교정이 필요하지 않으나 10만 이상인 경우 조절 실패를 의미하므로 즉각적인 교정행동이 시행되어야 하며 냉각탑수에 대한 재검사와 함께 적절한 살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조절 수단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레지오넬라 배양검사를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아직까지 레지오넬라 배양검사의 신뢰도가 불확실하며, 배양검사를 얻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균종 사이 서로 다른 배양 조건과 시간에 따른 레지오넬라 군집의 변화 때문이다. 그러나 레지오넬라 검사는 물 안전 계획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조절 수단은 적절히 작동하고 있는지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3. 의료기관의 레지오넬라 감염예방 계획 - 관리 및 의사소통
물 안전 관리에 참여하는 팀원들에 대한 교육이 시행되어야 하며 의료기관내 레지오넬라 발생 현황 및 관리 목표를 팀원 및 관련 부서와 공유해야 한다. 이후 어떤 조절 수단을 선택할지, 어떤 소독제를 사용할지 등에 대한 프로토콜을 작성해야 한다. 프로토콜에는 평상시와 사건 발생 시 이를 대비하는 교정 행동에 대한 준비가 포함되어야 한다.
원내 레지오넬라 발생 및 유행관리
원내 레지오넬라 유행은 6개월 이내 2명 이상의 확진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같은 요양기관에서 발생한 경우로 정의된다. 원내 레지오넬라증 사례는 다른 사례가 이미 발생하였거나 향후 같은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내 발생사례가 있는 의료기관은 유행이 확인되기 전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의 목적은 레지오넬라 증식이나 노출 예방에 필요한 조치가 적절히 시행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문제가 확인되면 가능한 빨리 교정하도록 하면서 관련된 수계 시설에서 시료를 채취해야 한다. 또한 급수시스템에 대한 소독도 시행되어야 한다. 조사팀에는 미생물 전문가가 포함되어야 한다. 진단 받은 사례 외에 원인 불명의 병원획은 폐렴환자 특히 면역저하자에서 레지오넬라 가능성에 대해 찾아봐야 하며 유행 시에는 모든 폐렴환자에서 레지오넬라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급수 시설에서 비말이 확산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중단하고 시료 채취와 소독이 완료될 때까지 시스템을 중단한다. 유행의 원인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시료 채취는 소독을 시행하기 전에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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