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의 원인과 국내외 역학
Ⅰ. 홍역의 원인
홍역 바이러스는 120-250 nm 직경을 보이는 single-stranded RNA 바이러스로 Paramyxoviridae 과의 Morbillivirus 속에 속한다. 홍영 바이러슨ㄴ 한 가지 항원만 있으며 사람만이 유일한 숙주이다. 외피막 단백질로 바이러스의 숙주 세포 결합, 투과 그리고 용혈에 관련하는 F(fusion) 단백과 숙주 세포 수용체 결합에 관여하는 H(hemagglutinin) 단백이 질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홍역 바이럿는 열, 광선, 산성, 에테르, 트립신 등에 의해 빠르게 비활성화되며, 대기나 물체 표면에서 생존 기간은 2시간 이내이다.
Ⅱ. 홍역의 국내외 역학
홍역은 백신 도입 이후 과거에 비해 질병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으나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다. 1963년 백신 도입 전에 2-3년마다 유행하였으며, 매년 260만 명이 홍역으로 사망하였다. 홍역은 온대 기후지역에서는 늦겨울과 봄에 많이 발생한다. 백신 도입 전에 영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였으며, 20세 이후에 대부분은 면역력을 지녔다. 국가예방접종 도입 이후에는 1세 미만 영아 및 접종을 적절하게 하지 못한 청소년과 성인에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영아는 엄마로부터 받은 경태반 항체가 소실될 때 감염이 발생한다.
1)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1965년 홍역백신 도입 이후 홍역환자 발생이 꾸준히 감소하였으나, 4-6년 주기로 유행이 있었다. 1980년대 초까지 매년 평균 4,000-6,000명의 환자가 보고되다가 민간 차원에서의 예방접종사업이 지속되고 1985년 국가사업으로 일부 무료 접종이 시작되면서 1985년 이후는 매년 1,000-2,000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홍역의 대유행이 있었던 1989년과 1990년에는 각각 2,394명과 3,415명의 환자가 보고되었고 1993-1994년에 전국적 유행이 있었으며, 이때 1989-1990년에 비해 6세 이상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였다. 이에 1994년 대한소아과학회에서는 정기예방접종으로 권장했던 생후 15개월의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접종 외에 6세에 MMR백신을 추가로 접종할 것을 임시로 권장하였고, 국가에서는 1997년 이후 MMR백신의 1차 접종을 12-15개월로 앞당기고 만 4-6세에 2차 접종하도록 정기예방접종 일정을 조정하였다.
MMR백신의 2차 접종 도입 이후 홍역의 발생 빈도는 연간 100명 이하로 보고되었으나 2000-2001년에 55.707명이 보고되는 대유행을 맞게 되었으며 유행 ㅣ간 동안 7명이 사망하였다. 그 중 많은 수가 2세 이하와 7-15세에서 발생하였는데, 이는 해당 연령의 예방접종률이 낮았던 것과 관련이 있었다. 2001년부터 홍역 퇴치사업이 시작되어 2001년에 8-16세의 소아청소년 570만 명이 MR(홍역‧풍진) 백신으로 따라잡기 일제 예방접종을 받았고, 홍역에 대한 2차 예방접종률을 95%이상 유지하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 전 홍역 예방접종력 확인사업을 시작하였으며 홍역 감시체계를 강화하였다. 그 결과 해외유입 사례를 제외하고 매년 인구 100만 명당 홍역 확진환자가 1명 미만으로 유지되었으며 높은 접종률 및 효율적인 감시체계를 유지하여 2006년에 홍역 퇴치에 이르렀다. 2007-2019년에는 해외유입 사례 및 이와 연관된 소규모 확산, 간헐적인 소규모 유행과 산발적인 발생으로 인한 보고가 있었다. 2019년에는 전 세계적 홍역 유행으로 총 194명(해외유입 86명, 해외유입관련 104명, 불명 4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하였으나, 2020년 6명(1-2월)의 해외유입 환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 대유행발생 이후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보고된 환자는 없었다.
2006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홍역 바이러스는 유전자형 분석 결과 대부분 해외유입에 의한 것으로 판정되거나 역학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우리나라는 2014년 3월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 지역(Western Pacific Region, WRP)으로부터 홍역퇴치 국가로 인증받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퇴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2014년에 나이별로 홍역에 대한 면역도(seroprevalence)를 조사했을 때 1-6세 93%, 7-12세 91.3%가 항체 양성(seropositive)이었지만 13-15세 66%, 16-19세 48.5%, 20-24세 69.6%로 낮은 항체 양성률을 나타냈고 25세 이상에서는 88% 이상의 항체양성률을 보였다. 이것은 자연감염에 의한 추가 면역 획득의 기회가 적어진 상황에서 예방접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나라에서 홍역에 대한 감수성이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는 항체양성률이 13.3%였는데, 생후 1개월일 때 76%였으나 3개월일 때 8%로 급격히 떨어졌고 생후 8개월부터는 홍역 특이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것은 가임기 여성들이 자연감염보다는 백신으로 홍역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여 모체로부터 영아에게 전달되는 항체가가 낮아 홍역에 감수성인 영아의 비율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홍역은 재유행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홍역에 대한 감시체계 유지, 해외유입 사례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학교 또는 어린이집과 의료기관 내 전파에 대한 관리, 역학조사반을 포함한 지역 대응 인력 교육 등이 꾸준하게 필요하다.
2) 국외
홍역은 백신 도입 이후 질병 발생이 크게 감소하였으나 아직까지 홍역 사례 및 홍역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보고된다. 2000-2018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홍역으로 인한 사망은 2000년에 536,000명에서 2018년에 142,000명으로 73% 감소하였다. 세계보건기구는 홍역을 퇴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 전략을 세웠다. 홍역백신 1회 접종률을 90% 이상으로 유지하고, 모든 소아에게 정기 접종 또는 따라잡기 접종을 통해 홍역백신의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89%의 소아가 홍역백신을 1회 접종 받았다. 2018년 홍역으로 인한 사망은 14만명으로 보고되었으며 주로 5세 미만에서 발생하였다.
2019년 184개의 보고 국가 중 9개국(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조지아, 카자흐스탄, 마다가스카르, 북마케도니아, 사모아, 통가 및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홍역 유행이 있었고 전 세계 보고 건수의 약 73%를 차지했다. 이러한 발생 증가는 백신접종률 저하와 자연 감염 감소로 인한 면역 증강(boosting) 저하로 인한 소아와 젊은 성인에서의 면역력 격차(immunity gap)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홍역이 퇴치된 국가에서의 유행은 면역이 없는 인구와 연령층에서 해외유입 사례가 감염원이 되어 전파되는 것이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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