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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련감염

우리나라 감염관리 역사

by 글루타치온 2024.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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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감염관리 역사

의료기관에 입원하는 환자를 비롯하여 외래환자, 직원, 기타 모든 이용객은 감염관리의 대상이고 의료기관의 모든 공간과 시설 및 장비 그리고 발생하는 상황이 감염관리의 범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의료기관은 모든 자원을 활용하여 의료관련감염을 감소시키기 위한 감염관리 활동을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감염관리 활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다양한 변화를 통해 발전해 왔는데 우리나라의 감염관리도 도입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서는 지난 30여 년 이상 우리나라의 감염관리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의 성장 방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감염관리 역사는 언제부터일까?
우리나라 의료관련감염 역사

 

. 감염관리의 도입기(1990~2000): 전문 학술단체와 협회의 등장과 발전

의료관련감염과 감염관리의 역사는 1840년대 오스트리아의 의사 semmelweis가 손위생 개념을 고안한 것을 기원으로 볼 수 있으나 본격적으로 병원감염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른 것은 1950년대부터라 할 수 있다. 항생제내성균의 발견과 확산 그리고 병원 안에서의 감염병 유행을 경험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차츰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 기록에서 병원감염이라는 단어가 쓰여진 바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감염관리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의료관련감염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 일개 종합병원의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 감염으로 중환자실 입원환자 10명 중 4명이 사망하면서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이 시기부터 병원감염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1990년대 초에 병원감염의 개념과 감염관리 방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를 통해 병원내 감염관리가 실제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19914월 서울대학교병원에 정식으로 감염관리실이 개설되었고 이어서 같은 해 5월 서울중앙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도 감염관리실이 개설되며 감염관리 전담간호사가 정식 발령이 되었다. 이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차츰 감염관리실이 설치되었고 전담인력이 배치되었으나 확산 속도는 느리고 매우 제한적이었다.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서 감염관리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인사들이 병원감염관리의 학술적이고 이론적인 발전을 위해 학문적인 구심점이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1994년 말 대한감염학회 평의원회에서 처음으로 관련 학회의 창립이 제안되었다. 19951월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창립준비위원회가 발족되었고 19951115일에 학회 창립총회(초대 회장 배직현 교수)와 기념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감염관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45월 평의원회에서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로 학회 명칭을 변경하기로 결의하였고 총회 인준을 2015515일 대한의학회로부터 인증 통보를 받았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이후 꾸준히 발전하여 2006년 영남지부 그리고 2013년 호남지부가 발족되어 권역에서의 감염관리가 활성화되는데 기여하고 있다. 200211월 우리나라와 일본이 동아시아감염관리학회를 창립하였고 이후 중국을 포함한 3개국의 학술대회로 발전하였다. 한편, 감염관리간호사를 중심으로 1996년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가 창립되어 꾸준히 성장하였고 신종감염병의 유행과 의료관련감염의 위기 때마다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22년 사단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 감염관리의 초기 성장기(2000~2014)

 

1.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의 구축과 운영

1996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연구로 시행된 국내 병원감염률 조사연구는 15개 대학병원 및 대학병원 중환자실이 참여하였는데 국내 최초로 실시한 전국 단위 의료관련감염감시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NNIS(National nosocomial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기준이 국내 감염감시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고 지금의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Korean National Hea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KONIS)의 모태가 되었다. 이후 2004년 질병관리본부 학술연구용역사업으로 진행되었던 중환자실 병원감염감시 및 항균제내성관리 연구는 16개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중환자실이 참여하였는데 이 연구는 2005년에도 이어진 후 2006년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rean Nosocomial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KONIS)를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20061월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연구위원회가 구성된 이후 2KONIS가 구축되어 전국의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중 44개 병원 중환자실이 참여하였다. 2007년부터는 수술부위 감염감시가 시작되었다. 2016년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KOrean National Hea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KONIS)로 개명하였고 연단위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사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발전하여 2022년 총 5개의 모듈(중환자실, 수술부위 감염, 중심정맥 관련 혈류감염/손위생, 신생아중환자실, 요양병원 등)로 구성하여 운영되고 있다. KONIS는 꾸준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의료관련감염 포럼의 운영

2012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를 중심으로 의료관련감염과 관련이 있는 정부 부처와 전문학회를 아우르는 포럼의 구성과 운영을 결정하였고 201211월 의료관련감염 현황 및 문제점을 주제로 첫 포럼을 개최한 후 2014년까지 8회에 걸쳐서 포럼을 개최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의료관련감염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로 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정부 조직과 법령 정비, 전담조직 설치 및 운영, 감염관리 전문인력 양성, 감시체계 개선과 운영, 표준지침 마련, 수가체계 개선 등에 대한 논의와 해결 방아닝 제시되었다.

 

3. 중소병원 감염관리 자문 네트워크의 운영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용역연구사업으로 중소병원 감염관리 실태조사와 자문시스템 개발이라는 연구를 통하여 2013년 중소병원 감염관리 자문 네트워크 운영이 시작되어 유지되고 있다. 주로 대형병원 위주로 감염관리가 발전해 왔으나 중소병원의 경우 열악한 환경으로 인하여 시작조차 하지 못하거나 감염관리실을 설치하고 전담 인력을 채용하여 실제적인 운영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돕기위해 시작된 중소병원 감염관리 자문 네트워크(Infection Control Consulting Network, ICCON)는 중소병원의 감염관리 실무자 또는 책임자가 현장에서 겪는 문제나 어려움을 전문가 그룹에 직접 자문을 하고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감염관리 전문가로부터 이론과 실제를 모두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9년에는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위하여 사단법인 감염관리 네트워크를 설립하였다. 최근까지 약 2,300개 의료기관과 약 4,000명 이상의 감염관리 담당자와 실무자가 가입한 상태로 발전하였고 13개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 감염관리의 본격적인 성장(2015~현재)

 

1. 의료관련감염 종합대책

 

2015년 국내에 유입된 메르스는 의료기관 내에서의 집단 감염과 의료기관 간으로 전파되는 양상으로 유행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인프라에 대한 실상이 알려지면서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201510월 구성된 의료관련감염 협의체는 17개 단체가 모여 구성되어 3개월의 활동을 마치면서 우리나라 의료관련감염 발전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감염관리 인력관리체계, 감염병감시체계, 감염관리활동 평가 및 보상, 병원문화 개선, 의료인 진료환경 개선, 의료기관 시설다인실 개편, 전문치료체계 및 정보공유, 응급의료 체계 개선,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총 9개 영역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단기 및 중장기 계획으로 나누어 실행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후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이 수립되어 감염 걱정 없는 안전한 의료, 건강한 국민이라는 비전 아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되었다. 혈류감염률, 요로감염률, 다제내성균 감염률, 수술부위 감염률 등(결과지표)을 감소시키고 감염관리 계획보유율과 의료기관 종사자 손위생 수행률(과정지표)을 증가시키며 감염관리 인력 지정위원회 운영, 감시체계 참여 의료기관 수, 권역지역 자문 네트워크 등(구조지표)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의료기관의 감염요인 차단,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역량강화, 의료관련감염감시평가 및 보상 효율화, 국가 의료관련감염 거버넌스 구축 등 4개 추진 전략을 바탕으로 총 19개 중점 과제를 정하여 추진하였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제2주기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실행할 계획이다.

 

2. 감염관리 건강보험급여 수가 개발

2009년 감염전문관리에 대한 수가가 처음으로 반영되었는데 보건복지가족부 고시에 의하여 병원감염과 항생제 내성 감소를 위해 시행하는 감염전문관리의 인정기준이 기본진료료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감염내과 또는 감염소아과 전문의의 협진에 대하여 한 환자당 입원 기간 30일에 1회 산정하도록 되어 있어 실질적인 보상이 되지 못하였다.

2015년 국내 메르스 유행 과정에서 우리나라 병원의 감염관리 인프라가 크게 부족함을 의료계는 물론 정부가 실감하게 되면서 감염관리를 위한 건강보험급여수가(감염예방관리료)가 개발되어 20169월부터 병원에 지급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병원의 감염관리 인프라 특히 인적 역량을 확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감염예방관리료는 감염관리실 설치, 전담인력,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 참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실시하는 의료기관 인증 결과, 감염관리활동 시행 등을 급여 인정 기준으로 구성하고 있다. 최초에는 병상 수 대비 전담인력 수와 감염관리 전담간호사의 자격 조건 등에 의하여 1등급과 2등급으로 수가가 차등 적용되도록 신설되었으나 20191월부터 3등급 기준이 신설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공개 자료에 의하면 20161,855개 급성기 의료기관 중 123개 의료기관이 감염예방관리료를 청구할 수 있었고 2020년에는 총 1,876개 급성기 의료기관 중 332개 의료기관이 감염예방관리료를 청구하여 점차 감염예방관리료를 통한 감염관리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감염관리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감염관리활동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이 증가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감염예방관리료가 신설된지 6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감염예방관리료의 수준이 적정한지 재평가가 필요하며 지급 방식의 개선과 감염관리비용으로 집행되는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3. 의료관련감염 실태조사

1996병원감염관리 및 의료의 질 향상기술연구라는 제목으로 수행된 보건의료기술개발연구는 1세부 과제 병원 감염률 조사와 2세부 과제 국내병원의 감염관리실태조사로 구성되어 병원 감염률 조사와 함게 국내 139개 병원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감염관리 실태조사가 시행되었다. 1998년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는 우리나라에서 병원감염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의료 비용 손실을 산출하고 병원감염관리의 비용 효과를 평가하고자 병원 감염으로 인한 비용추정과 감염관리를 통한 의료비용 절감을 평가하는 비용편익 연구를 진행하였다. 2003년 보건복지부 용역 연구로 국내 병원감염관리 실태조사가 진행되었고 2005년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에서 병원감염관리 비용에 대한 조사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후에도 의료관련감염과 감염관리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졌다.

2018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의료기관 감염관리 실태조사가 신설되었고 2020년 모든 의료기관이 3년마다 조사를 받도록 개정되었다. 이후 2021년 급성기 병원의 감염관리 실태조사가 의료기관 평가인증원을 주관기관으로 시행되었다. 국내 1,768개 급성기 병원(20211130일 기준)을 대상으로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한 자기기입 서면(설문)조사 방식으로 감염관리 현황(실태)을 조사하고 서면조사 참여 의료기관의 10%를 무작위 추출하여 조사위원이 직접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현장조사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1,197(67.7%) 급성기 병원이 서면조사에 응하였고 125개 급성기 병원에 대하여 현장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실태조사는 최초로 국가 차원으로 이루어진 전국 급성기 병원의 감염관리 현황 파악이었다. 2022년 요양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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